AI가 일상을 넘어 업무로까지 깊숙하게 침투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인공지능 금융비서를 통해 금융, 비금융 정보를 학습시켜 일 평균 150만 명의 이용자에게 계좌조회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 업계는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발 빠르게 개인화, 위험관리 개선 등의 업무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개인화는 AI 챗봇과 가상 도우미를 통해 대규모로 개인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 문의를 자연어 기반으로 이해하고 키워드를 캐치하여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는 식이다. AI는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으로 응대를 하면서 고객의 충성도를 이끌어낸다.
KB국민은행은 모바일 특화 인공지능(AI) 금융비서 ‘꿀비서’를 출시했다. 꿀비서는 인공지능 금융비서로 상품이나 서비스, 금융 용어를 설명해 주거나 구비 서류 안내, 송금, 잔액 거리 조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에게 5만 원 송금해 줘.”라고 꿀비서에게 지시하면 송금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형태이다. 자연스러운 대화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의 자산에 맞춰 맞춤 금융 정보까지 제공 받을 수 있다.
개인 맞춤화 서비스는 단순히 챗봇 응대뿐만 아니라 개인의 신용 평가를 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신용도를 알아야 할 때 회사 정보, 적금 정보 등으로 신용을 평가하고 대출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신용 기록이 제한된 상태에서 신용도가 좋은 사람도 분명 있다. 잠시 직장을 쉬고 있는 주부나 금수저로 태어난 신용도 좋은 대학생이 이에 해당된다. 단순히 직장이 없다는 이유로 신용도가 낮게 평가되었던 것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찾아내 고객에게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신용도를 평가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정확히 신용도가 높은지, 낮은 지를 알 수 있을까? 많은 회사들은 그 방안으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들을 융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자산 내역, 입출금 내역만 알고 있었던 금융회사들은 ‘업의 성격’이 다른 통신사라든지, 유통사 등과의 데이터 제휴를 통해 타인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데이터 3 법 개정에 따라 최근에는 데이터 가명결합을 통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데이터 간 결합으로 신용도를 간접적으로 판단하면서 개인 맞춤형 대출이나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카카오 뱅크는 2021년 KT, SKT, u+와의 업무 제휴로 기존의 신용평가 모델에서 통신요금 연체 내역 데이터를 융합해 신용평가 모델을 개선하고 있다. 2021년 12월 말에는 교보문고와 데이터 협력에 대한 mou를 체결하였다. 독특하게도 고객들의 도서 구매 이력 데이터를 분석해 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카카오 뱅크는 기존 신용도에 월급 사용 패턴과 통신요금 연체 데이터 등의 여러 데이터를 융합한 특화 모델을 개발하여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였다.
싱가포르 렌도(Lendo) 금융사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로 대인 관계, 사회적 신뢰를 활용하는 등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대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랜도는 데이터 분석 회사와 협력해 상호 작용 빈도, 연결 유형, 공유 콘텐츠 성격 등 개인의 소셜 미디어 활동을 분석할 수 있다. 개인의 소셜 네트워크의 강도와 깊이를 조사하면서 대출 기관은 커뮤니티 내 전반적인 사회적 신뢰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개인의 평판 데이터를 통해 한 개인을 심사하는 형태이다. 금융 기관은 개인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지 수단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인공지능 기반으로 현명하게 판단하는 알고리즘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도 인공지능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개인의 선호도, 위험 허용 범위,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전략을 최적화할 수 있다. 자동으로 포트폴리오 균형을 조정하면서 자산 배분을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는 개인의 성향이나 투자 스타일에 따라 자산을 관리하는데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화된 맞춤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일상 속 소비 관리, 통합적인 자산 조회, 맞춤형 금융 상품 추천등을 진행한다. 사용자는 신한카드 앱에서 모은 돈, 빌린 돈, 순자산 등의 경제 상황을 한눈에 살펴보면서 자산별 상세 정보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때론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프로세스의 도움을 받으면서 고객의 편의성을 도모하기도 한다. 교보생명은 까다로운 보험 특허를 진행할 때 Chat GPT를 적극 활용한다. 보험 심사는 개인의 요청과 보험사의 승낙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보험 심사가 까다롭다. 신청한 개인의 성별, 주거지역, 나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사를 하면서 고려해야 할 요건이 많아 심사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교보생명은 인공지능 기반으로 해당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보험 청약자에 대한 신속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화를 하고 있다. 보험 심사 질문에 대해 고객이 텍스트로 답변을 입력하면 인공지능 기반으로 자동으로 해석하고 까다로운 보험 해석을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금융 사기 행위를 탐지하기 위해서도 활용하고 있다. 스웨덴 은행은 인공지능을 통해 사기나 자금 세탁을 방지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기존에 사람들이 사기 검토를 하였다면 이를 인공지능으로 검토하게 되면서 1년 만에 1억 5000만 달러를 절감했다고 한다. 뉴욕멜론은행 역시 인공지능을 통해 사기를 탐지하여 사기 탐지율을 20% 높였다. 페이팔 역시 실시간 사기 탐지율을 10% 향상한 바 있다.
인공지능이 개인 맞춤형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것부터 사기를 탐지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되고 있긴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금융사기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의 경우 ‘유명인사 사칭 투자사기’로 ‘김미경 강사’, 송은이 개그우먼 등의 유명인을 앞세워 음성과 텍스트를 조작해 투자를 권유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생성형 AI 기반 딥페이크 영상, 음성으로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를 조작하거나 돈을 가로채는 형태의 금융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융보안원은 인공지능으로 인한 금융사기 범죄가 현실화될 것을 우려하며 금융소비자 홍보와 예방 정책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선 인공지능 기술로 만든 영상물에 대한 워터마크 부착의무 등을 담은 법안(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으나 아직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는 않은 실정이다.
기술은 계속해서 진보해 나가고 있지만 결국 기술은 사람을 향하고 있기에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보다 잘 사용하기 위해 규제나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훌륭한 기술이 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AI가 제기하는 잠재적인 위험과 과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 보호 장치 구현, 철저한 위험 평가 수행, AI 시스템의 투명성과 책임성 증진, 업계 이해관계자, 규제 기관 및 연구원 간의 협력 육성을 하면서 기술이 함께 발전한다면 보다 책임감 있게 기술을 활용하면서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