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더 가까워진 AI, 달콤하고 차갑게 스며드는 AI
최근 1년 동안 글로벌 산업과 고용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기술이 무엇일까요? 바로, 인공지능(AI) 기술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AI의 영향력이 커졌을까요? 2022년 11월 30일, 미국 AI 기업 오픈AI(OpenAI)가 챗GPT(ChatGPT)를 처음 공개하면서가 아닐까요? 챗GPT의 등장은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고와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 이래, AI 기술 발전을 체감하게 만든 계기였습니다.
챗GPT는 대화 형식으로 사용하는 AI 챗봇 서비스입니다. 챗GPT는 출시 후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넘어섰고, 2023년 5월엔 18억 명을 기록했습니다. 챗GPT 출시 후, 모든 산업 분야에서의 AI 사용이 증가하며 생산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하듯 AI 활용이 확대됨에 따라, 사람들의 실직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AI가 쏘아올린 실직 공포 다국적 회계 감사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 PwC)가 2024년 1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05개국 4,700명 이상의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회사의 약 3분의 1은 생성형 AI를 경영에 도입했다”고 합니다. 또, CEO의 25%는 “최소 5% 직원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설문 조사에 참여한 CEO들의 50% 이상이 연간 1억 달러(약 1,385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은행, 자본 시장 및 보험 부문이 인력 감축 가능성이 높고, 엔지니어링, 건설, 기술, 금속, 광업 부문이 해고 가능성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CEO의 약 70%는 3년 안에 AI가 사업 모델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AI는 나라를 뒤흔들 정도의 잠재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총재는 “전체 일자리의 40%가 AI에 노출되어 있고 AI 기술이 궁극적으로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흥 시장과 저소득 국가 대부분은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한데요. 이 때문에 “AI가 국가 간의 불평등을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새로운 기회를 탐하는 기업과 직원이 느끼는 불안의 괴리감 AI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기업의 입장과 근로자의 입장은 다릅니다. 근로자들은 AI로 인해 현재와 미래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AI를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지, 무엇을 준비해야 경쟁력이 생길지 막막합니다. 당장은 해고당하지 않았어도, 언제든 갑자기 AI에게 대체 당할까 봐 두렵습니다.
2024년 3월 5일부터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파트너 행사 ‘앰플리파이 파트너 콘퍼런스(Amplify Partner Conference, APC)’에서 HP가 발표한 ‘HP 업무 관계 지수(HP Work Relationship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업무를 건강하게 잘하고 있다고 답한 지식 근로자는 전체의 27%에 불과했습니다. 42%는 업무에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66%는 회사 차원에서 AI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지식 근로자 10명 중 4명은 AI 발전에 따른 실직을 걱정한다고 답했습니다. Z세대(1997∼2006년생) 지식 노동자 1,740명 중 45%, M세대(1981∼1996년생) 지식 노동자 6,144명 중 42%가 AI를 직업 안정성의 잠재 위협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이죠.
본인의 일이 될 수 있는 갑작스러운 해고, 미국 IT 구조 조정 현황
이러한 불안은 현실에는 얼마나 반영되었을까요? 사람들의 우려는 이미 “극도로 비인격적”일 정도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어떤 구글 직원은 구글의 구조 조정에 대해 “극도로 비인격적인 모멸감”을 느꼈고, “문화가 완전히 변한 구글 경영진의 횡포”라는 의견을 사내 게시판에 남겼습니다.
구글은 2023년 전체 인력의 약 6%인 12,000명을 감원한 후, 2024년 1월에는 여러 부서의 약 1,000명, 그리고 광고 영업팀 수백 명을 해고했습니다. 1월 1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 유튜브도 운영 및 크리에이터 관리담당직원들에게 100여 개 직책을 없앨 것이라고 통보했습니다. 아마존도 2024년 들어서 영화와 TV 스튜디오 조직 등에서 수백 명을 해고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FT) 2024년 2월 보도 내용에 따르면, 2024년 들어 미국 IT기업들이 없앤 일자리가 약 34,000개이며, 생성형 AI 같은 새로운 분야 투자와 자원 재분배를 위해 해고를 강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대표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스냅(Snap), 이베이(eBay) 그리고 페이팔(PayPal)은 수백에서 수천의 직책을 2024년 1월 없앴다고 덧붙였습니다.
위기 속 기회를 찾는 사람이 되어야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AI 발전이 무섭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모두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선진국이 개발도상국보다 AI로 인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지만 AI의 이점을 활용할 기회도 더 많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2023년 5월 연간 보고서 ‘업무동향지표 2023’에 따르면, “관리자 그룹 82%(국내 82%)가 AI를 다룰 수 있는 직원을 고용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31%(국내 34%)가 AI 도입의 이점에 대해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꼽았고, 단 16%(국내 18%) 만이 “인력 감축”이라고 답했습니다.
지금 현상은 과연 위기일까요, 기회일까요? 과거 산업 혁명으로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졌지만,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며 동시에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했습니다. 이렇듯 기술 발전에 따라 일자리가 대체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깁니다. 인류 역사에서 반복되었던 현상이죠. 결국 우리는 위기 속 기회를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